아침에 눈을 뜰 때 눈꺼풀이 달라붙어 잘 떠지지 않거나, 오후만 되면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까끌까끌하고 뻑뻑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인공눈물을 넣어도 그때뿐이고 돌아서면 다시 건조해져서 눈을 자꾸 깜빡이게 된다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야 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이제는 국민 질환이 되어버린 안구건조증. 단순히 눈물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기름'이 부족해서 생긴다는 사실을 아는가? 오늘은 안구건조증의 진짜 원인과 인공눈물 사용 팁, 그리고 눈 기름샘 청소법에 대해 알아본다.
눈물이 말라서 생긴다? 진짜 범인은 '기름'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빨리 증발해서 발생한다. 놀랍게도 환자의 80% 이상은 눈물 양은 정상인데 '눈물이 너무 빨리 증발하는 유형'이다. 우리 눈꺼풀 가장자리에는 눈물 증발을 막기 위해 기름을 분비하는 '마이봄샘'이라는 기관이 있다. 이곳에서 맑은 기름이 나와 눈물 표면을 코팅해 줘야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그런데 노화나 염증, 화장 잔여물 등으로 마이봄샘이 막히면 기름이 나오지 않게 되고, 보호막이 사라진 눈물은 순식간에 증발해 버린다. 즉, 안구건조증 치료의 핵심은 '물' 보충이 아니라 '기름샘' 관리에 있다.

눈이 시리고 아픈 대표 증상
가장 흔한 증상은 눈의 이물감(모래가 들어간 느낌)이다. 눈이 시려서 자꾸 눈물이 나거나(반사성 눈물), 충혈이 잦고 눈곱이 낀다. 심한 경우 빛 번짐이 생기거나 시력이 떨어진 것처럼 뿌옇게 보이기도 하는데, 이때 눈을 깜빡이면 일시적으로 다시 잘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철 히터 바람이나 여름철 에어컨 바람을 쐴 때 증상이 악화되며, 스마트폰을 집중해서 볼 때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들어(분당 15회 -> 5회 미만) 더욱 심해진다.
인공눈물, 알고 써야 약이다
안구건조증의 1차 치료제는 인공눈물이다. 하지만 아무거나 막 쓰면 오히려 눈을 망칠 수 있다. 먼저 방부제 유무를 확인한다. 다회용 용기(병)에 든 인공눈물은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 '벤잘코늄' 같은 방부제가 들어있다. 하루 4회 이상 자주 넣는다면 각막 독성이 있는 방부제가 없는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확인해야하는 것은 히알루론산의 농도이다.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농도가 다양하다. 농도가 높을수록 보습력은 좋지만 끈적거려서 시야가 흐려질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 후 본인에게 맞는 것을 써야 한다. 인공눈물의 사용법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아래 눈꺼풀을 살짝 당겨서 흰자위 쪽에 한 방울 떨어뜨린다. 이때 용기 끝이 눈이나 속눈썹에 닿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넣은 후에는 30초 정도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좋다.
근본 해결책: '온찜질'과 '눈꺼풀 청소'
막힌 기름샘(마이봄샘)을 뚫어주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루틴을 소개한다. 가장 쉬운 방법인 온찜질이다. 깨끗한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시거나 팥 주머니를 데워 눈 위에 5~10분간 올려둔다. 굳어있던 기름이 버터처럼 녹아 나온다. (너무 뜨거우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주의!) 그 다음 할 수 있는 루틴은 마사지이다. 온찜질 직후, 면봉이나 깨끗한 손으로 속눈썹 뿌리 부분(기름샘 입구)을 지그시 짜준다. 위 눈꺼풀은 위에서 아래로, 아래 눈꺼풀은 아래에서 위로 누른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쉬운 루틴 중 하나는 세정이다. 약국에서 파는 눈꺼풀 세정제나 베이비 샴푸를 희석한 물을 면봉에 묻혀 속눈썹 사이사이를 닦아내면 노란 기름 찌꺼기가 닦여 나온다.
결론
눈은 우리 몸에서 가장 빨리 늙는 장기다. "조금 뻑뻑하고 말겠지"라며 방치하면 각막에 상처가 생기고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하루 종일 혹사당한 눈을 위해 오늘 밤 따뜻한 온찜질 한 번 해주는 것은 어떨까. 맑아진 시야만큼 당신의 내일도 선명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