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후에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자리에 앉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신물이 올라오는가? 혹은 밤에 자려고 누우면 가슴 한가운데가 타는 듯이 쓰리고,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답답함 때문에 헛기침을 계속하게 되는가? 심장병인가 싶어 응급실에 갔다가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야식 문화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역류성 식도염. 약을 먹어도 그때뿐이고 자꾸 재발하는 이 질병의 원인과 약 없이도 호전되는 생활 속 '꿀팁'들을 알아본다.
위산이 왜 거꾸로 올라올까?
우리 몸의 위장 입구에는 '하부식도괄약근'이라는 문이 있다. 음식을 먹을 때만 열리고, 평소에는 꽉 닫혀 있어 위산이나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못하게 막아준다. 그런데 잘못된 식습관이나 노화, 비만 등으로 인해 이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해지면 틈이 생긴다. 이 틈으로 강한 산성을 띤 위산이 식도 쪽으로 거꾸로 올라와 연한 점막을 태우고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역류성 식도염이다. 특히 식사 후 금방 눕는 습관은 괄약근을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가슴이 타는 통증과 목 이물감
증상은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가 있다. 먼저 가슴 쓰림이 있다. 명치부터 목구멍까지 가슴 안쪽이 타는 듯한 화끈거림을 느낀다. 쓸리거나 뻐근한 통증이 등까지 퍼지기도 하여 협심증으로 오해하기 쉽다. 가슴 쓰림과 함께 오는 증상으로 목 이물감이 있다. 매핵기라고도 한다. 목에 가시나 가래가 걸린 것 같은데 뱉으려 해도 나오지 않고 삼켜지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마른기침을 자주 하고 목소리가 쉬기도 한다.
약보다 중요한 생활 습관 교정 (왼쪽으로 자라?)
병원에서 처방해 주는 '위산 분비 억제제(PPI)'를 먹으면 증상은 금방 좋아진다. 하지만 생활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약을 끊는 순간 100% 재발한다. 다음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먼저, 식후 3시간 눕지 않아야 한다. 위장에 있는 음식물이 소화되어 내려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정 피곤하다면 앉아서 쉬거나 기대어 있어야 한다. 잘 때는 왼쪽으로 누워 자는 것이 좋다. 위장은 우리 몸의 왼쪽에 주머니처럼 생겼다. 왼쪽으로 누워 자면 위산이 고여 있어 역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상체를 약간 높게 하고 자는 것도 좋다. 또한 최대한 복압을 줄여 준다. 뱃살이 찌거나 꽉 끼는 바지를 입으면 배를 눌러 위산이 역류한다. 체중 감량과 편안한 옷차림이 필수다.
양배추는 신의 선물, 피해야 할 음식은?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게 가장 좋은 천연 치료제는 '양배추'다. 양배추에 들어있는 비타민U 성분은 손상된 위 점막을 재생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탁월하다. 매일 즙을 내어 마시거나 살짝 쪄서 쌈으로 먹으면 속이 한결 편안해진다. 반면, '절대 피해야 할 음식'도 있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 녹차, 초콜릿, 박카스 등은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든다. 기름진 음식의 대표음식인 튀김이나 삼겹살은 소화가 느려 위장에 오래 머물며 위산을 과다 분비시킨다. 또한, 신 과일도 좋지 않다. 오렌지 주스나 귤은 식도 점막을 직접 자극하므로 피해야 한다. 민트(박하) 맛 음식도 좋지 않다. 식후에 먹는 박하사탕은 오히려 식도 괄약근을 열어주므로 독이 된다.
결론
역류성 식도염은 '완치'가 아니라 평생 친구처럼 데리고 살며 '관리'해야 하는 병이다. 오늘 저녁 야식 치킨과 맥주의 유혹을 뿌리치고, 양배추 한 조각을 먹는 작은 실천이 당신의 밤을 평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타는 듯한 가슴 통증 없는 상쾌한 아침을 위해 지금 당장 습관을 바꿔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