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응봉산에 대하여
대한민국에는 응봉산이라는 산이 여러 군데에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응봉산하면 먼저 경북 울진의 응봉산을 연상하게 되지만,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응봉산은 경북 울진의 그것과 한자로도 이름이 같지만 더 높고, 아름다운 연하구곡을 품고 있는 높은 산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응봉산 또는 매봉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산이 많다. 이는 산에 있는 암봉이 모두 매의 부리를 연상하게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번 소개하는 응봉산 역시 정상 부근에 매의 부리처럼 삐죽하게 튀어나온 험상궂은 바위가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북쪽으로는 완택산과 고고산을 마주하고, 동쪽으로는 망경대산과 맥을 잇기도 한다. 또한 서쪽으로도 계족산과 맥을 이어 그 중간에 양팔을 벌린 듯 마치 매가 날아가는 모습을 띄고 있다. 응봉산을 가운데 두고 북쪽으로는 석항천, 남쪽으로는 옥동천이 나란히 흘러가다 남한강으로 합쳐진다. 이렇듯 산의 고장인 영월의 초입에 자리 잡고 있을뿐더러 명산들의 가운데 끼여서 찾는 이가 적다. 이 때문에 응봉산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웃한 명산들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모습을 갖추고 있는 산이다. 옛날부터 영월 주민들은 응봉산을 명당으로 봤다. 이 때문에 정상을 연꽃 뿌리로, 석항천 방면에 있는 북릉을 연꽃줄기로 보았다. 그래서 북릉상의 재령치 서쪽이 상타령과 하타령이라고 하는데, 연꽃 줄기라는 뜻의 타련을 말하는 것이고, 명당인 응봉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산 주변에 9개울을 9곳의 땅 이름으로 붙였다고 한다.
2. 응봉산의 등산코스
현재 '개'자가 들어간 지역 이름으로는 영월발전소가 있는 자리에 노장개(노인들이 놀던 개울)를 비롯하여 장덕개(장씨들이 살았던 개울), 엄확개(엄씨들이 살던 곳), 지푼개(깊은 개울), 산양개(산너머 양지바른 개울) 등이 있다. 계절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찾아볼만한 산이다.
등산의 기점은 연하구곡 입구로 잡는 것이 좋다. 교통편도 편리하고 등산로를 찾아가기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정상에 오른 다음 하산은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 산을 자주 등산했던 사람이라면 서릉을 따라 내려간 십자로안부에서 북쪽의 남중으로 내려가거나 남쪽의 가리골 진별리로 내려갈 수도 있다.
제1코스 - 13.9km - 총4시간 50분
연하구곡 입구(2.2km 40분) -> 계사동(3.1km 1시간) -> 소금치(0.8km 20분) ->
994봉(1.8km 1시간) -> 정상(2.7km 50분) -> 지푼개(3.3km 1시간) -> 진별리 고습어구
영월에서 태백방향으로 31번과 38번 국도를 따라 약 15km 를 이동한다. 그러면 연하리의 연하구곡 입구의 폭포주유소 옆 매표소와 안내도가 붙은 곳에서 남쪽으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계곡을 끼고 20분쯤 올라간다. 그 후 길의 오른쪽에 아담한 폭포가 나타나는데, 이 폭포가 바로 연하폭포이다. 연하폭포를 지나쳐 15분 쯤 더 올라가면 넓은 공터가 나오고 이 곳이 계사동 마을이다. 계사동은 이름처럼 닭을 많이 키워서 계사동이라고 한다. 여기서 남서쪽에 있는 계곡으로 올라가야 하지만 이 계곡에는 잡목이 심해서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올라가야 편한 등산길이 될 수 있다. 비포장길인 임도는 크게 지그재그로 돌아간다. 약 15분쯤 임도를 올라가다 오른쪽 갈림길로 들어가면 점점 경사가 높아진다. 이 경사길을 약 40분쯤 올라가면 주능선 마루턱에 도착한다. 이 곳이 바로 소금치다. 서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를 목표로 하여 올라가야 한다. 능선 위로 올라가면 능선의 한 가운데로 희미한 등산로가 나오고, 키다리참나무 숲으로 덮인 채 범부채와 우산나물 군락 등 각종 식물이 무성하게 뻗어 있다. 이 곳으로 약 20분쯤 올라가면 능선분기점, 994봉이다. 서쪽 건너로 정상쪽 봉우리가 모습을 나타낸다. 내리막길이 시작되면서 평탄한 잡목숲길로 나아가는데 참취와 단풍취며 참나물 등이 많이 띈다. 약 40분 만에 안부로 내려올 수 있다. 이 때, 북쪽 방향으로 계곡을 향해 내려가는 길이 보이고, 왼쪽으로도 희미한 길이 있는 십자로안부다. 이 곳을 지나치면서 3~4분 정도를 나아가니 또 갈림길이 나오는데 서북쪽으로 꺾으면 경사가 급해지면서 계속하여 급경사를 올라가게 된다. 불쑥 튀어나온 암봉을 목표로하여 약 20분쯤 올라가면 바위 앞에 도착한다. 이 바위가 매의 주둥이처럼 뾰족하게 되어 있어 응봉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서쪽으로 꺾어 약 10분쯤 더 올라가면 약간의 공터에 'ROKA M6' 라고 쓴 표석이 보인다. 이것을 삼각점으로 봐야한다. 사방이 참나무와 잡목으로 덮여있기 때문에 전망을 잘 볼수 없는 점이 아쉽다. 하산은 왼쪽으로 이동하여 내리막이 시작 된다. 이는 키다리참나무숲길로 이어지며 미끄러운 급경사여서 잡목을 잡아가며 안전하게 내려가야한다. 약 10분쯤 내려가다 능선분기점에 이르는데 여기서 갈림길이 아주 애매하다. 먼저 서쪽으로 뻗은 능선이 있다. 이어서 서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잡목 사이로 보인다. 또 그 왼쪽으로 떨어지는 능선길이 나오므로 혼란스러운 곳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꺾어지는 능선길로 들어서면 초입에서 약 5분쯤은 길이 보이다가 애매해진다. 하지만 그대로 잡목 숲을 헤쳐 급경사로 곤두박질하듯 약 20분쯤 내려 가다 암벽지대에 이른다. 여기서 오른쪽에 암벽을 두고 산허리 쪽으로 올라붙어 미끄러운 내리막을 조심해 내려가면 10여 분 만에 계곡 아래로 내려선다. 물길 따라 약 10분쯤 돌밭길로 내려가면 넓은 계곡합수점이 된다. 오른쪽으로 꺾어 불어난 계류를 따라 완연한 등산로가 나오고 물을 건넜다가 왔다가 하면서 약 30분쯤 내려가면 삼거리 가리골합수점이자 임도가 나온다. 이후로 임도를 따라 약 20분 만에 88번국도 앞 고습어구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제2코스 - 11km - 5시간 15분
연하구곡(2.2km 40분) -> 계사동(2.1km 1시간 10분) -> 재정치(0.7km 25분) -> 정상(2.5km 1시간 40분) ->
십자로안부(3.5km 1시간 20분) -> 신촌교
연하구곡 입구에서 임도를 따라 계사동에 도착한 후, 계곡합수점이자 삼거리에서 1코스의 넓은 주계곡을 두고 오른쪽의 비좁은 농로길이 보이는 계곡길로 들어선다. 잠시 올라가면 윗 마을의 농가가 서너 채 보이고 계곡 위로 정상이 올려다 보인다. 맑은 계류를 끼고 물을 건너갔다 왔다하면서 약 40분쯤 올라간 곳에서, 능선을 지나 치며 오른쪽으로 보이는 지계곡을 향해 희미한 길 흔적을 따라 잡목을 헤쳐 가며 급경사를 약 20분쯤 올라가면 능선마루에 이른다. 여기가 바로 재령치다. 남쪽으로 꺾어 키다리참나무숲길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조록싸리와 철쭉, 진달래나무 등이 줄을 잇는 사이로 점점 경사가 급해지면서 약 20분만에 능선분기점인 봉우리를 지나 약 5분쯤 더 올라가면 정상이다. 하산은 서릉길로 들어 약 10분쯤 내리막으로 내려간 능선분기점에서 1코스의 왼쪽에 있는 능선길이 아니라 직진방향으로 이동해 능선길로 들어서야 한다. 바위 옆으로 돌아 키다리참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잡목숲길이 좌우로 절벽을 끼고 암릉지대를 지나가게 되고 약 20분 만에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오름길이 되면서 십자형능선분기점인 886봉에 이른다. 여기서 정상이 잘 바라보인다. 완만한 내림길이 되면서 안부를 지나쳐 앞의 850봉을 넘어 내려가면 십자로안부가 나온다. 왼쪽이 가리골을 지나 진별리 고습어구까지 약 4km에 1시간 30분쯤 걸리는 하산 길이다. 이곳 십자로안부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내리막으로 뚝 떨어지는데 찾는 이가 적어서 음습지에 잡목이 많은 참나무숲길이 아주 호젓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약 20분 만에 물줄기가 보이기 시작하고 계곡이 점점 넓어지고 계류도 불어나게 되고 아름다운 계곡미를 갖춘다. 약 1시간 만에 합수점이자 넓은 계곡아래 분지형의 터가 남중이 마을이 있던 곳이고, 얼마 안 가서 임도가 나온다. 태백기도원 앞을 지나 31번 국도가 나오고 길 왼쪽에 실로요양병원이 보이고 신촌교가 있는 버스정류장이다.
3. 연하구곡, 차갑고 맑은 계류
연하계곡 또는 연하폭포골이라고 부르며 차고 맑은 계류가 언제나 끊이지 않고 흐른다. 계곡을 끼고 임도가 이어지므로 산책로로도 제격이다. 연하계곡의 좌우로는 우거진 활엽수가 보기 좋고 크고 작은 폭포들과 바위가 어울린 아름다운 계곡이다. 그중 대표적인 폭포가 옛날에 용이 살았다는 전설을 간직한 높이 6m의 용소폭포로, 연하폭포라는 폭포다.
4. 응봉산을 다녀온 뒤 영월에서의 관광
영월 주변에는 단종의 천년 유택인 장릉을 비롯하여 천혜의 유배지로 알려진 청령포, 관풍현과 자규루, 낙화암, 보덕사, 금용암, 영모전, 창절사, 충절 사, 향교, 정양산성 등이 있고 유명한 동강과 고씨동굴도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찾아볼 곳이 많은 고장이다.

5. 응봉산으로 이동하는 교통정보
-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 동서울터미널에서 6:10 ~ 19:00시에 30분마다 운행하는 영월행 직행버스가 있다. 청량리역발 영월역행 영동선 열차도 1일 7회 운행한다.
-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 영동고속도로 -> 만종분기점 -> 중앙고속도로 -> 제천IC -> 38번국도 -> 제천 -> 영월 -> 연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