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고 침대에서 내려와 첫발을 내딛는 순간, 발뒤꿈치가 찢어지는 듯한 찌릿한 통증에 주저앉은 적이 있는가? 조금 걷다 보면 통증이 줄어드는 것 같다가도, 오후가 되면 다시 발바닥이 욱신거려 걷기조차 힘들어진다. 바로 성인 발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인 '족저근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등산이나 러닝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족저근막염. 오늘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과 관리법에 대해 상세히 알아본다.

1. 발바닥의 스프링, 족저근막이 화가 났다?
우리 발바닥에는 발뒤꿈치 뼈부터 발가락 기저 부위까지 강하게 잡아주는 단단한 섬유 띠가 있다. 이것이 '족저근막'이다. 이 근막은 우리가 걸을 때마다 발의 아치(Arch)를 유지하고, 체중이 실릴 때 충격을 흡수해 주는 스프링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족저근막에 반복적인 미세 손상이 가해져 염증이 생긴 상태를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주요 원인은 '과사용'이다. 평소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하게 등산이나 조깅을 한 경우나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 딱딱한 구두나 밑창이 얇은 플랫슈즈를 즐겨 신는 습관도 족저근막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과체중으로 인해 발바닥에 하중이 많이 실리는 경우 등이 발병 위험을 높인다.
2. "첫발이 제일 아파요" 특징적인 증상
족저근막염은 증상이 매우 뚜렷하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아침 기상 후 첫발을 디딜 때의 극심한 통증'이다. 밤새 수축해 있던 족저근막이 아침에 체중이 실리면서 갑자기 펴지기 때문에 통증이 발생한다. 재미있는 점은 몇 걸음 걷다 보면 근막이 스트레칭되면서 통증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괜찮아졌나?" 하고 방심하기 쉽다. 하지만 활동량이 늘어나는 오후가 되거나,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다시 걷기 시작하면 여지없이 통증이 재발한다. 주로 발가락보다는 발뒤꿈치 안쪽을 눌렀을 때 '악!' 소리가 날 정도로 아프다면 족저근막염일 확률이 99%다.
3. 병원보다 중요한 자가 스트레칭 (골프공, 수건)
족저근막염은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극히 드물며, 90% 이상은 비수술적 요법과 스트레칭만으로 호전된다. 단, 인내심이 필요하다. 완치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아킬레스건과 족저근막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이다. 먼저 벽 밀기 스트레칭이다. 벽을 마주 보고 서서 아픈 쪽 다리를 뒤로 뺀다. 뒤쪽 무릎을 쭉 편 상태로 앞쪽 무릎을 구부려 종아리와 발뒤꿈치가 당기도록 늘려준다. (한 번에 15초 이상 유지) 캔/골프공 굴리기도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이다. 의자에 앉아 차가운 캔이나 골프공을 발바닥에 두고, 발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꾹꾹 누르며 굴려준다. 마사지 효과와 냉찜질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수건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수건을 발바닥 앞쪽에 걸고 몸쪽으로 당겨준다. 밤새 굳은 근막을 유연하게 풀어주어 첫발 통증을 줄여준다.
4. 신발과 깔창, 발을 위한 투자
신발만 바꿔도 통증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굽이 너무 높거나(하이힐), 반대로 굽이 너무 없는(플랫슈즈, 단화) 신발은 최악이다. 굽 높이가 2~3cm 정도 되면서 쿠션감이 충분한 운동화가 가장 좋다.신발을 당장 바꾸기 어렵다면 기능성 깔창(인솔)이나 뒤꿈치 패드(Heel cup)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리콘 패드는 발뒤꿈치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시켜 통증을 완화해 준다. 만약 평발(편평족)이나 요족(아치가 높은 발)이 있다면, 아치를 받쳐주는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결론
족저근막염은 끈기와의 싸움이다. 며칠 쉬어서 안 아프다고 다시 무리하게 뛰면 무조건 재발한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는 걷기 운동이나 등산 대신, 발바닥에 체중이 실리지 않는 실내 자전거나 수영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발이 편해야 하루가 편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