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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의 원인과 초기증상, 요산 수치를 낮추는 퓨린제한 식단표

by 훔남-범준 2025. 12. 20.

 "바람만 스쳐도 살이 찢어지는 듯 아프다." 통풍(Gout)을 겪어본 사람들은 그 고통을 산통(출산의 고통)에 비유하곤 한다. 과거에는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 왕이나 귀족들만 걸린다고 하여 '황제의 병'으로 불렸지만, 현대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잦은 음주 문화로 인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흔한 질환이 되었다. 특히 '치맥(치킨+맥주)'을 즐기는 한국의 젊은 남성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밤중에 엄지발가락을 부여잡고 응급실을 찾게 만드는 통풍, 그 원인인 요산과 피해야 할 음식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자.

통풍이란? (범인은 '요산')

 통풍은 혈액 속에 '요산(Uric Acid)'이라는 물질이 과도하게 쌓여서 발생하는 관절염의 일종이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몸속에서 '퓨린'이라는 물질이 대사 되고 남은 찌꺼기가 바로 요산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요산은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어야 한다. 하지만 요산이 너무 많이 만들어지거나, 혹은 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혈액 속을 떠돌다가 바늘처럼 뾰족한 결정체(Crystal)로 변하게 된다. 이 날카로운 결정체가 관절이나 연골 주변에 박히면서 백혈구가 이를 공격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극심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바로 통풍 발작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초기 증상

 통풍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대부분 급성 통풍 발작으로 시작되는데,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첫 통증을 느낀다. 주로 밤중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엄지발가락이 불에 타는 듯 뜨거워지고 퉁퉁 부어오르며, 이불깃만 스쳐도 비명을 지를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발가락뿐만 아니라 발등, 발목, 무릎, 손가락, 팔꿈치 등에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며칠에서 1~2주 정도 지나면 씻은 듯이 사라지기도 하는데(간헐기 통풍), 이때 완치된 것으로 착각하고 방치하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악화되어 관절이 영구적으로 변형되거나 콩팥 기능이 망가질 수 있다.

통풍을 부르는 음식과 피해야 할 식단 (퓨린 제한)

 통풍 치료의 핵심은 약물 치료와 더불어 철저한 식이요법이다. 핵심은 요산의 원료가 되는 '퓨린(Purine)' 함량이 높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가장 위험한 음식은 단연 '맥주'다. 알코올은 요산 생성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을 막는 방해꾼이다. 그중에서도 맥주는 퓨린 함량 자체가 매우 높기 때문에 통풍 환자에게는 독약과도 같다. 또한 퓨린이 많이 함유된 동물의 내장(곱창, 간, 염통), 붉은 고기(소고기, 돼지고기), 등 푸른 생선(고등어, 꽁치), 조개류, 오징어 등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국물 요리의 경우 고기나 생선에서 우러나온 퓨린이 국물에 농축되어 있으므로,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과당이 많이 들어간 탄산음료나 주스 역시 요산 수치를 높이므로 피해야 한다.

요산 배출을 돕는 생활 습관

 그렇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쌀, 밀가루, 감자, 고구마, 우유, 치즈, 계란, 채소류, 과일 등은 퓨린 함량이 낮아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특히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면 소변량이 늘어나 요산이 몸 밖으로 씻겨 나가는 효과가 있다. 또한 비만은 통풍의 주요 원인이므로 체중 감량이 필수적이다. 다만, 굶어서 빼는 급격한 다이어트는 오히려 체내 요산 수치를 급상승시켜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유산소 운동으로 천천히 체중을 줄여야 한다.

결론

 통풍은 한 번 발병하면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다. 하지만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처방받은 요산 저하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오늘 저녁 메뉴에서 맥주와 고기 섭취를 조금만 줄인다면 충분히 통증 없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식습관의 작은 변화가 내 관절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