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감기 몸살인 줄 알고 약국 약만 먹었는데..." 응급실에 실려 온 폐렴 환자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기침, 가래, 열 등 겉보기에 감기와 너무나 똑같아서 '조금 쉬면 낫겠지' 하고 방치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폐렴은 폐에 고름이 차서 숨을 못 쉬게 만드는 무서운 병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에게는 암보다 무서운 사망 원인 1위 질환이다. 오늘은 단순 감기와 구별되는 폐렴의 결정적 신호와 필수 예방접종 정보를 알아본다.
감기야? 폐렴이야? (구별법)
초기에는 의사도 청진기만으로는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다. 하지만 주의 깊게 보면 차이가 있다. 감기는 보통 일주일이면 증상이 좋아진다. 하지만 2주 이상 기침이 멈추지 않고 점점 심해진다면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감기는 미열에 그치지만, 폐렴은 38도 이상의 고열이 3~4일 이상 지속된다. 또한 맑은 콧물이 아니라 누렇고 끈적한 가래(녹색이나 피가 섞이기도 함)가 나온다. 숨 쉴 때 가슴이 찌릿하게 아프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소리가 난다. 이는 폐포에 염증이 차서 산소 교환이 안 된다는 신호다.

노인 폐렴이 진짜 무서운 이유 (비전형적 증상)
젊은 사람은 고열과 기침으로 "나 아파요!"라고 신호를 보내지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그렇지 않다. "열도 없고 기침도 안 하는데 폐렴이라고요?" 노인은 면역 반응이 약해서 균이 들어와도 열이 안 나거나 기침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대신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져 식사를 거부하거나, 하루 종일 잠만 자려 하고, 횡설수설하며 기력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 어르신 컨디션이 평소와 다르다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 이유다.
세균과의 싸움,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폐렴 진단을 받으면 원인균을 죽이는 '항생제' 투여가 필수다. 건강한 성인은 항생제를 먹고 휴식하면 낫지만, 노약자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입원 치료가 원칙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패혈증이나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폐렴구균 백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
폐렴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패는 예방접종이다.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인 '폐렴구균'을 막아준다. 13가 백신(단백접합)은 예방 효과가 길고 강력하다. 1회 접종만 하면 평생 효과가 간다.(약 10~13만 원) 23가 백신(다당질)은 예방 효과는 13가보다 조금 떨어지고 지속 기간이 5년 정도로 짧지만, 더 많은 종류의 균을 방어한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은 보건소에서 23가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13가를 먼저 맞고, 1년 뒤에 23가를 맞는 것이다. (교차 접종 시 효과 극대화)
결론
폐렴은 '노인의 친구'라는 옛말이 있다. 조용히 찾아와서 생명을 앗아간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제는 백신과 항생제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병이다. 부모님이 2주 넘게 기침을 하거나 갑자기 기운이 없어 보이신다면, 감기약 대신 병원 검사를 권해드리자. 그리고 65세 생신 선물로 폐렴 예방접종을 챙겨드리는 센스를 발휘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