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프다." 살면서 한 번쯤은 겪어봤을 요통은 감기만큼이나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단순한 근육통인 줄 알고 파스만 붙이며 버티다가, 다리가 저려오고 걷기 힘들어질 때쯤 병원을 찾으면 '허리 디스크'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게 된다. 많은 사람이 허리 디스크라고 하면 무조건 수술을 떠올리며 두려워하지만,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전체의 5% 미만에 불과하다. 오늘은 허리 디스크의 정확한 원인과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자가진단법, 그리고 수술 없이 허리 건강을 되찾는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1.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란 정확히 무엇인가?
우리 척추뼈 사이에는 뼈끼리 부딪히는 것을 막아주고 충격을 흡수해 주는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구조물인 '디스크(추간판)'가 있다. 이 디스크가 잘못된 자세나 외부 충격, 노화 등으로 인해 눌려서 찌그러지거나 터져 나와 신경을 누르는 질환을 '요추 추간판 탈출증', 흔히 말하는 허리 디스크라고 한다. 과거에는 퇴행성 변화로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직장인과 학생들 사이에서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다리를 꼬고 앉거나 의자 끝에 걸터앉는 습관은 허리에 체중의 2~3배에 달하는 압력을 가해 디스크를 유발하는 주범이 된다.
2. 혹시 나도? 누워서 하는 10초 자가진단법 (SLR 테스트)
병원을 가기 전, 집에서 간단하게 디스크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하지 직거상 검사(SLR Test)'다. 바닥에 편안하게 천장을 보고 눕는다. 무릎을 쫙 편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린다. 이때 허리나 엉덩이에서 다리 쪽으로 전기가 통하듯 찌릿한 통증이 느껴져 다리를 60도 이상 들어 올리기 힘들다면 허리 디스크일 확률이 매우 높다. (단순 근육통이나 유연성 부족으로 햄스트링이 당기는 느낌과는 구별해야 한다. 디스크는 '당기는' 느낌보다는 '저리고 찌르는' 신경 통증에 가깝다.)
3. 허리만 아픈 게 아니다? 방사통(하지 마비) 주의
허리 디스크의 가장 큰 특징은 허리 통증(요통)과 함께 나타나는 '방사통'이다. 탈출한 디스크가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허리보다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저리고 시린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허리가 울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만약 대소변을 보는 데 장애가 생기거나 다리에 힘이 빠져 까치발을 들 수 없다면, 이는 신경 손상이 심각한 응급 상황이므로 즉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4. 수술 없이 낫는 비수술 치료와 생활 관리
앞서 말했듯 대다수의 환자는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초기에는 약물 치료와 물리 치료, 도수 치료 등을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근육을 이완시킨다. 통증이 심한 경우 신경 주사 치료(신경 차단술)를 통해 예민해진 신경을 잠재울 수 있다. 하지만 병원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활 속 자세 교정'이다. 첫째,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 끝까지 밀어 넣고 앉아야 한다. 허리 뒤에 쿠션을 받쳐 척추의 S자 곡선을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50분에 한 번씩은 반드시 일어나서 허리를 펴주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둘째,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 대신 무릎을 써야 한다. 허리를 굽혀서 물건을 들어 올리는 동작은 디스크에 최악의 압력을 가한다. 반드시 무릎을 굽혀서 쪼그려 앉은 뒤 물건을 몸에 밀착시키고, 다리 힘으로 일어나야 한다. 셋째, 걷기 운동(평지 걷기)이 최고의 보약이다. 걷기는 척추 주변 근육(코어 근육)을 강화하고 디스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가장 좋은 운동이다.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매일 30분씩 평지를 걷는 습관을 들이자.

결론
허리 디스크는 한순간에 찾아오는 불행이 아니라, 오랜 시간 내 몸이 보내온 경고를 무시한 대가다. 하지만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튀어나온 디스크도 관리를 잘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흡수되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라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틈틈이 걷는 습관을 통해 내 몸의 기둥인 척추를 단단하게 지켜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