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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인사이트

스노우플레이크(SNOW), 데이터의 장벽을 허물다 (워런 버핏의 선택)

by 나스다기 2026. 1. 11.

데이터는 넘쳐나는데, 왜 쓸 수가 없을까요?

 기업 현장에서 데이터 분석가들이 가장 흔하게 겪는 고통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복잡한 알고리즘을 짜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를 찾는 일"입니다. "마케팅팀의 광고 효율 데이터와 영업팀의 판매 실적 데이터를 합쳐서 보고 싶은데, 서로 저장된 형식이 다르고 시스템이 달라서 불가능해요." "클라우드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은데, 이관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서 엄두가 안 나요." 우리는 바야흐로 '데이터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기업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 데이터들은 각기 다른 방에 갇혀 있습니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데이터 사일로(Data Silo)' 현상이라고 합니다. 마치 곡식을 저장하는 굴뚝 모양의 창고(Silo)처럼, 재무팀의 데이터, 개발팀의 로그, 인사팀의 정보가 서로 높은 벽에 가로막혀 소통되지 않고 고립되어 있는 것이죠. 생성형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이 '재료(데이터)'가 제대로 섞이지 않으면 맛있는 요리(인사이트)를 만들 수 없습니다. AI는 데이터를 먹고 자라는데, 먹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겠죠. 바로 이 지점에서 스노우플레이크의 진가가 발휘됩니다. 이들은 기업 내부에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데이터 배관'을 뚫어주고, 흩어진 정보를 한 곳에 모아주는 가장 강력한 해결사로 등장했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쌓아두는 것을 넘어, 데이터가 물 흐르듯 흐르게 만드는 것. 이것이 스노우플레이크가 시장을 장악한 첫 번째 이유입니다.

출처 : https://www.snowflake.com/ko/

스노우플레이크 혁신, 어디서나 통하는 데이터의 자유와 공유

스노우플레이크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는 '중립성'과 '연결'입니다. 보통 아마존의 AWS를 쓰면 그 안에서만 생태계를 꾸려야 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를 쓰면 그 툴에 종속되기 마련입니다. 이를 '락인(Lock-in) 효과'라고 하죠. 클라우드 제공사들은 고객이 떠나지 못하게 높은 장벽을 세웁니다. 하지만 스노우플레이크는 다릅니다. 이들은 철저하게 '멀티 클라우드(Multi-Cloud)' 전략을 취합니다.
쉽게 비유해 볼까요? 여러분이 아이폰을 쓰든, 갤럭시를 쓰든, 혹은 PC를 쓰든 상관없이 모든 사진과 문서가 완벽하게 실시간으로 동기화되는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스노우플레이크는 클라우드 계의 '스위스'와 같은 중립국입니다. 기반 인프라가 AWS든, Azure든, Google Cloud든 상관없이 스노우플레이크라는 플랫폼(소프트웨어) 위에서는 데이터가 자유롭게 흐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특정 클라우드 벤더에 종속되지 않을 수 있는 엄청난 '자유'를 얻게 되는 셈입니다. 여기서 기술적으로 더 놀라운 혁신은 '데이터 공유(Secure Data Sharing)' 기술입니다. 과거에 A라는 유통사가 B라는 제조사에게 판매 데이터를 주려면 어떻게 했을까요? 엑셀 파일을 이메일로 보내거나, FTP 서버에 파일을 복사해서 넘겨주는 원시적인 방식을 썼습니다. 이는 보안에도 취약하고, 데이터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매번 파일을 다시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죠. 하지만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를 '복사'하지 않습니다. 그저 '보여줍니다'. 마치 구글 닥스(Google Docs) 링크를 공유하듯, 권한만 부여하면 파트너사는 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복제하여 이동시키는 'ETL(추출, 변환, 적재)' 과정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 기술은 '데이터 클린룸(Data Clean Room)'이라는 형태로 더욱 진화했습니다. 서로 다른 기업이 고객의 민감한 개인정보는 철저히 가린 채, 필요한 마케팅 데이터만 안전하게 결합하여 분석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유통사는 제조사의 재고 데이터를, 광고주는 매체의 효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거대한 '데이터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합리적 과금의 미학

 기술이 아무리 혁신적이어도 비싸고 불합리하면 시장의 선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스노우플레이크의 폭발적인 성장 뒤에는 경쟁사들이 흉내 내기 힘든 독특한 아키텍처와 그에 따른 '요금 체계'가 숨어 있습니다. 기존의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이나 구형 데이터 웨어하우스(DW) 솔루션들은 마치 '헬스장 연간 회원권'과 비슷했습니다. 내가 운동을 가든 안 가든, 혹은 서버를 쓰든 안 쓰든 비싼 하드웨어 비용과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을 미리 지불해야 했죠. 이는 기업의 재무제표에 큰 부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스노우플레이크는 '수도요금'이나 '전기요금'과 같습니다. 그 비결은 기술적으로 '저장소(Storage)'와 '연산소(Compute)'를 완벽하게 분리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를 보관하는 비용은 매우 저렴하게 책정하고, 쿼리를 돌리고 분석하는 연산 비용은 사용할 때만 발생하도록 합니다. 이 두 가지를 떼어놓은 것이 신의 한 수였습니다. 기업은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만 해두고 분석을 안 할 때는 아주 적은 저장 비용만 내면 됩니다. 반대로 블랙 프라이데이나 연말 정산 시즌처럼 데이터 분석이 폭주할 때는? 클릭 몇 번으로 연산 자원(가상 웨어하우스)을 무한대로 늘려서 빠르게 처리하고, 처리가 끝나면 즉시 자원을 끕니다. 쓴 만큼만 돈을 내는 것이죠. 이 모델이 무서운 이유는 고객사가 성장할수록 스노우플레이크의 매출도 같이 폭발한다는 점입니다. 고객사가 비즈니스를 잘해서 데이터가 쌓이고, 더 많이 분석할수록 과금은 늘어납니다. 억지로 요금을 올리는 게 아니라, 고객의 성공이 곧 스노우플레이크의 수익이 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스노우플레이크의 '기존 고객 매출 유지를(Net Revenue Retention)'은 매년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 번 들어오면 편리함과 합리성에 반해 나가지 않고, 오히려 돈을 더 많이 쓰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셈입니다.

출처 : https://www.snowflake.com/ko/

비정형 데이터와 AI 앱의 시대

 생성형 AI(Generative AI)와 거대언어모델(LLM) 열풍이 불면서 기업들의 고민은 한층 깊어졌습니다. 과거의 데이터 분석이 엑셀 표 같은 '정형 데이터(Structured Data)' 위주였다면, 이제는 이미지, PDF 문서, 영상, 이메일 같은 '비정형 데이터(Unstructured Data)'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승패를 가르기 때문입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이 흐름을 정확히 예측하고 준비했습니다. 그들은 '스노우파크(Snowpark)' 와 '코텍스(Cortex)' 같은 기능을 통해, 개발자들이 파이썬(Python) 같은 익숙한 언어로 스노우플레이크 내부의 데이터를 직접 다루고, 그 안에서 바로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보안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소중한 기밀 데이터가 담긴 문서를 챗GPT 같은 외부 AI 서비스에 올리는 것을 극도로 꺼립니다. 정보 유출 우려 때문이죠.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를 AI에게 가져가는 게 아니라, AI를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데려오는 전략"을 씁니다. 데이터는 스노우플레이크라는 안전한 금고 안에 그대로 둔 채, 그 안에서 LLM을 돌려 문서를 요약하고 인사이트를 뽑아냅니다. 이제 기업들은 스노우플레이크를 단순한 '저장소'로 쓰지 않습니다. 이 플랫폼 위에서 자사의 데이터를 학습시킨 사내용 AI 챗봇을 만들고, 재고 관리 자동화 앱을 개발합니다. 스노우플레이크 마켓플레이스에서는 데이터를 사고파는 것을 넘어, 다른 기업이 만든 '데이터 애플리케이션(Data Apps)' 자체를 구매해서 즉시 사용합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이제 '데이터 웨어하우스'라는 좁은 정의를 벗어났습니다. 기업의 모든 디지털 자산이 모이고, 그 위에서 AI와 애플리케이션이 뛰어노는 '거대한 데이터 운영체제(Data OS)'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결론

 지금까지 스노우플레이크가 어떻게 거인들의 틈새에서 자신만의 견고한 성을 쌓고, 2026년 데이터 시장을 호령하게 되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요약하자면 그들의 성공 방정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일로를 파괴하여 모든 데이터를 통합했고, 멀티 클라우드 전략으로 플랫폼의 진정한 자유를 주었으며, 사용량 기반 요금제로 비용의 합리성을 제공했고, 이제는 AI와 애플리케이션이 구동되는 터전이 되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스노우플레이크를 '차세대 오라클'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표현을 조금 더 확장하고 싶습니다. 데이터가 곧 자본이자 화폐가 되는 세상,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경제 시대의 '중앙은행'과 같다"고 말입니다. 모든 자산(데이터)이 이곳에 안전하게 예치되고, 이곳을 통해 투명하게 유통되며, 이곳에서 AI를 통해 이자가 붙듯 가치가 불어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10년, 기업의 데이터가 흐르는 길목을 꽉 잡고 있는 스노우플레이크. 그들의 성장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인프라로서 더욱 공고해질 것입니다.